허상배 칼럼 10편 -AI 시대, 인간의 길을 묻다!
작성자 정보
- 냉정한시선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6 조회
- 0 추천
- 목록
본문

제10편 | 노동의 고통을 넘어, 경험자산을 AI와 연결해 새로운 일을 창조하는 인간
성공과 실패의 경험자산이 여는 인간 중심의 일자리와 경제순환
허상배/민주사회 정책의장
2026년 10월 14일
1. 기계가 일을 맡는 시대, 인간은 경험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으로 일자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자동화와 무인 서비스가 생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업무의 감소만 바라보면 기술이 열어주는 가능성과 경험자산의 가치를 놓치게 된다.
위험하고 반복적인 일은 AI와 로봇에 맡기고, 사람은 경험과 판단을 AI와 연결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드는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기술이 노동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축적한 지식을 전수하고 현장 문제를 해결하며 제품·서비스를 구상하고 사람을 돌보는 기회가 열려야 한다.
‘AI 시대의 신인류’는 특별한 소수가 아니다. 자신의 삶을 경험자산으로 이해하고, AI라는 생산수단을 지휘하며, 타인과 협력해 인간 중심의 일자리와 경제순환을 만드는 사람이다.
2. 성공과 실패는 AI와 연결할 인간의 생산자산이다
사람은 평생 일하며 지식을 쌓지만, 그 지식이 자격증이나 경력증명서에 모두 담기지는 않는다. 식당 운영자는 잘 팔리는 음식뿐 아니라 손님이 떠난 이유와 원가 계산의 오류, 어려운 시기를 버틴 판단을 기억한다. 제조업 기술자는 정상 공정뿐 아니라 불량 직전의 변화와 잘못된 조치의 결과를 안다. 농업인과 건설 현장 종사자도 성공과 실패, 협업의 갈등과 작은 실수가 큰 문제로 이어지는 과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지식에는 문서로 전달하기 어려운 암묵지(Tacit Knowledge)가 포함된다. 기계의 소리와 진동, 재료의 촉감, 작업자의 움직임에서 이상을 알아차리는 감각도 그 일부다.
성공은 작동하는 조건을, 실패는 문제가 생기는 조건과 우선 살펴야 할 지점을 알려준다. AI는 사례를 분석할 수 있지만, 생계를 걸고 결정하고 손실을 감당하며 관계를 회복해 온 삶을 갖지는 않는다. 그 과정에서 형성된 판단력과 책임감은 인간의 중요한 자산이며, 인적자본(Human Capital)의 기반이기도 하다.
은퇴는 고용관계의 변화일 뿐 능력의 소멸이 아니다. 사회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고, 그 경험을 AI와 연결해 필요한 곳으로 이어줘야 한다.
3. 힘든 노동을 줄이고, 경험을 살리는 인간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자동화를 인건비 절감으로만 평가하면 사람은 비용으로 취급된다. 인간 중심의 기술 발전은 경험을 살려 역할과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산업공학(Industrial Engineering)은 사람·설비·정보가 함께 작동하도록 업무를 재설계(Job Redesign)하는 데 주목한다. 로봇이 중량물을 옮기면 숙련자는 작업 흐름과 안전을 개선하고, 반복 검사가 자동화되면 기술자는 이상 원인과 공정 개선에 집중할 수 있다. AI가 자료를 정리하면 담당자는 고객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에 힘을 쏟을 수 있다.
메카트로닉스(Mechatronics)는 센서와 구동장치, 제어기술을 연결해 자동화를 구현한다. 여기에 현장 경험이 더해지면 실제 조건에 맞는 운용 기준과 개선 방향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업무 설계와 교육, 보상체계를 바꾸고 생산성 향상이 근로시간과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기계가 빨라졌다는 이유로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노동 부담을 줄이고 생각하고 배울 시간을 확보할 때 경험은 새로운 가치로 전환된다.
4. 하나의 경험이 여러 인간 중심 일자리의 출발점이 된다
과거에는 경험을 사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자료 제작과 시장조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AI는 말로 설명한 내용을 체계화하고 기록을 정리하며 교육·자문 자료를 만드는 일을 돕는다.
금형 기술자의 지식은 기업 자문과 불량 예방 교육, 교재, 제품 개발로 확장될 수 있다. 식당 운영자의 경험은 창업 상담과 메뉴 개선, 원가관리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설비 선택, 납기 지연, 품질 문제, 고객 대응의 실패를 분석하면 후배와 기업이 같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이를 고장형태 및 영향분석(Failure Mode and Effects Analysis, FMEA)에 활용할 수 있다. 숙련자의 사례는 고장 가능성과 영향, 예방조치를 검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 과정에서 경험을 교육과정으로 구성하는 기획자, 실패 사례를 분석하는 자문가, 숙련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개자, 자동화 결과를 검토하는 품질 담당자 등의 일자리가 생긴다.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실제 수요를 확인하고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경험이 AI를 통해 수요와 만나는 순간 개인의 기억은 상품과 서비스, 일자리의 기반이 된다.
5. 새로운 일은 경험과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증폭된다
숙련자가 현장의 불편을 발견하면 설계자는 컴퓨터 지원 설계(Computer-Aided Design, CAD)로 도면과 삼차원 모델을 만들고, 시제품 제작업체와 제조업체가 가능성과 생산방식을 검토한다. 기계 설계와 전자제어, 유통·마케팅, 지식재산과 계약 전문가도 참여한다. 경험을 교재나 영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는 편집자와 디자이너, 촬영자, 교육기관의 수요가 생긴다.
AI는 요구사항과 자료를 정리하고 전문가에게 요청할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다. 다만 구조 안전, 법률 판단, 기술 검증처럼 책임이 따르는 업무는 해당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이는 숙련과 기술이 서로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보완성(Complementarity)의 사례다. 경험 보유자와 전문가, 디지털 도구가 결합하면 하나의 경험이 설계·제작·교육·유통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따라 거래와 고용을 만들고, 소득이 지역과 사회로 순환한다.
6. 교육은 기능 습득에서 경험 기반의 일 발견으로 발전해야 한다
중장년층에게 AI와 문서 작성법을 가르치는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교육은 “무슨 일을 해왔으며, 누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묻고,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할 일을 찾도록 해야 한다.
무엇을 잘했는가, 어떤 실패를 겪었는가, 무엇을 배웠는가, 어떤 활동을 원하는가를 돌아보며 AI로 자문 소개서와 강의계획서, 매뉴얼, 제품 제안서를 준비할 수 있다.
기존 숙련에 도구 활용 능력을 더하는 역량 향상(Upskilling)과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 재교육(Reskilling)은 구분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취업이나 자문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기술 전수와 제품 개발에 참여한다. 소득보다 지역사회 기여나 가족에게 경험을 남기는 일을 원하는 선택도 존중해야 한다.
교육기관은 경험 정리와 도구 활용을 지원하고, 사업화는 기업과 전문기관에 연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성과도 수료 인원이 아니라 실제 활동과 유료 거래, 지속 가능성으로 평가해야 한다.
7. 지역은 경험자산이 AI와 연결되어 흐르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구미와 같은 산업도시에는 오랜 현장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다. 기업의 품질·공정 문제와 적합한 경험 보유자를 연결하고, AI로 자료를 정리한 뒤 전문가 검토와 시험을 거쳐 유료 자문이나 공동 개발로 발전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경험 발견부터 시장 진입까지 교육, 수요 확인, 협업, 계약, 성과 점검을 연결해야 한다. 지역의 연결체계는 협력 상대 탐색과 역량 확인, 계약과 이행 점검에 드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을 줄인다.
숙련자의 지식을 무료 봉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기여에 맞는 보상과 공동 개발의 권리·수익 배분을 명확히 하고, 영업비밀과 개인의 권리도 보호해야 한다.
거래에서 생긴 소득이 지역에서 소비되고 투자되면 경험자산은 경제순환의 기반이 된다. 지식의 확산(Knowledge Spillovers)이 후속 개선과 협업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역정책의 과제다.
8. 인간은 AI를 지휘하고 경험에 비추어 결과에 책임지는 주체다
AI 활용 능력은 기능을 많이 아는 데 있지 않다. 목적을 세우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결과를 현장 경험에 비추어 검토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그럴듯한 설명이 실제로 통하는지, 빠진 조건은 없는지,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판단해야 한다. 여러 모델의 답변이 일치해도 근거와 검증을 대신할 수 없다.
자동화 체계에는 사람이 중요한 판단과 검토에 참여하는 인간 개입형 운영(Human-in-the-Loop)이 필요하다. 개입 시점과 권한, 책임을 업무에 맞게 설계해야 한다.
경험자는 AI의 출력을 검토할 기준을 갖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지식과 전문가 협력이 더해지면 판단의 폭이 넓어진다. 신인류의 핵심은 경험을 AI로 확장하고, 기술을 지휘하며, 사람을 연결하고, 선택한 행동에 책임지는 데 있다.
9. 전환의 성과는 생산성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경제순환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새 기회에 곧바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 생활을 이어갈 시간, 도구 접근성,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
자동화 정책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기존 능력을 확인하고 다음 역할을 준비하는 이동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평가에는 생산량과 비용뿐 아니라 산업재해, 노동시간, 소득 안정성, 직무 자율성, 노동생활의 질(Quality of Working Life)을 포함해야 한다.
경험을 상품으로 만들지 않는 삶도 존중해야 한다. 사람의 존엄은 수익과 생산량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배움과 돌봄, 문화와 공동체 활동에도 가치가 있다.
원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일을, 쉬고 싶은 사람에게는 안정된 생활을,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참여의 통로를 제공해야 한다. 기술의 성과가 자유와 생활의 안정, 경험자산이 순환하는 경제로 이어질 때 발전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10. 새로운 문명의 일자리는 인간의 경험에서 출발해 사회의 순환으로 이어진다
AI와 로봇이 많은 작업을 수행할수록 우리는 노동의 고통을 줄이고 경험자산을 AI와 연결해 인간 중심의 일자리를 넓혀야 한다. 위험한 작업은 자동화하고 반복 업무는 효율화하며, 확보한 시간과 자원을 창조·판단·교육·돌봄에 활용해야 한다.
성공은 다음 도전의 방법이 되고 실패는 타인의 손실을 줄이는 지식이 된다. 은퇴자의 숙련은 후배의 출발을 돕고, 현장의 아이디어는 전문가 협업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로 발전한다. 이를 실제 일자리와 경제순환으로 만드는 것은 교육과 연결, 공정한 보상, 책임 있는 제도의 몫이다.
산업공학은 일의 구조를 개선하고, 기계·전자공학은 실행 수단을 구현하며, 경제정책은 성과가 소득과 기회로 이어지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중심에는 인간의 삶과 경험자산의 순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신인류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고 서로의 능력을 연결하며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일과 가치로 전환하고 그 성과가 사회 안에서 순환하는 변화에 참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기계가 일을 잘할수록 인간에게 더 나은 삶과 인간적인 일이 열려야 한다. 힘든 노동을 줄이고 성공과 실패의 지혜를 AI와 연결해 새로운 가치로 키우며, 그 성과를 사회 안에서 순환시키는 것. 인간이 인공지능을 지휘해 새로운 일을 창조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까지 발전시키는 것.
Neo Human Restoration Civilization
인간의 존엄과 양심, 책임과 정의를 중심에 두고 기술의 발전이 각자의 소질과 선택을 펼칠 자유로 이어지는 문명.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AI와 연결되어 인간 중심의 일자리로 살아나고, 그 성과가 소득과 기회의 경제순환으로 이어지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