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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배 칼럼 4편 - AI시대에 인간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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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정한시선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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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가 인류에게 주는 혜택,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

부제: 더 많이 만드는 문명에서, 더 안전하게 순환하는 문명으로

허상배 / 민주사회정책의장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신작로인 산업혁명의 입구에 서 있다.

증기기관이 인간의 근육을 대신했고, 전기와 석유가 대량생산의 시대를 열었으며, 반도체와 컴퓨터는 인간의 계산과 정보처리 능력을 확장했다.

그렇다면 AGI 시대의 산업혁명은 무엇을 바꾸게 될까.

나는 그것이 단순히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는 정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물질을 만들고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한번 생각해 보자.

플라스틱 사출제품, 알루미늄 합금, 자동차 부품, 페인트, 접착제, 옷과 천, 우산, 종이상자, 식품을 포장하는 비닐까지 수많은 물질이 인간의 생활을 둘러싸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이런 물건들을 더 싸게,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왔다.

그 결과 인간의 삶은 풍요로워졌다.

그러나 그 대가도 컸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고 버린 물건 가운데 상당수는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강을 따라 흘러간 쓰레기는 바다로 들어갔고,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었다.

인간이 만든 물질이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나는 AGI와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이러한 산업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새로운 물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수많은 조합을 만들고 하나씩 실험해야 했다.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수많은 후보 물질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여 인간에게 안전한지, 강도는 충분한지, 제조비용은 얼마인지, 

에너지는 얼마나 필요한지, 재활용할 수 있는지, 자연환경에서는 어떻게 분해되는지까지 동시에 계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로봇과 자동화된 연구실이 실제 물질을 만들어 시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인공지능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실패한 결과를 분석하여 새로운 물질을 다시 설계한다.

설계하고, 만들고, 시험하고, 실패를 분석하고,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 계속 순환한다.

여기에 AGI 수준의 강력한 지능이 결합한다면 인간이 일일이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물질의 조합과 제조방법을 탐색할 가능성이 열린다.


나는 바로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산업혁명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혁명의 목표가 단순히 더 강하고 값싼 물질을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인간에게 안전하고 자연에도 안전해야 한다.

제품을 만들 때부터 그 제품의 마지막까지 생각해야 한다.

원료는 어디에서 왔는가.

얼마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만들었는가.

인간이 사용하는 동안 유해물질이 나오지는 않는가.

동물과 식물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

사용이 끝난 뒤 재활용할 수 있는가.

자연에 남게 된다면 어떻게 분해되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무엇으로 돌아가는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설계 안에 넣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질을 잘게 부수는 것이 아니다.

플라스틱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부순다고 환경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이라는 더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물질은 사용할 때에는 충분히 강하고 안전하면서도 수명을 다한 뒤에는 

적절한 조건에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물질로 전환되거나 다시 산업의 원료로 회수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을 제품의 생산이 아니라 제품의 생애를 설계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산업은 제품이 공장에서 출고되는 순간까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미래 산업은 달라져야 한다.

탄생에서 소멸까지 책임지는 산업이어야 한다.

그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거리에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은 움직일 것이다.

기업은 더 적은 원료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면 연구할 것이다.

더 적은 전기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연구할 것이다.

불량품을 줄이고 원료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연구할 것이다.

더 안전하면서 더 값싼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면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강력한 인공지능은 그 연구 속도를 지금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AGI 시대의 진정한 변화는 우리가 매일 보는 컴퓨터 화면 속에서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공장의 사출기 안에서 일어날 것이고,

새로운 합금을 만드는 연구실에서 일어날 것이며,

옷감을 만드는 섬유공장에서 일어날 것이다.

페인트와 접착제의 화학식이 달라지고, 식품 포장재가 달라지고, 건축자재와 자동차 부품이 달라질 것이다.

농업과 식품산업, 의약과 에너지, 자원 재활용 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년, 20년 뒤 우리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는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이 물질을 만드는 방법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을...


나는 AGI의 가장 큰 가치가 인간을 대신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인간과 함께 해결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지능만으로 모두 계산하기 어려웠던 자연과 물질의 복잡성을 새로운 지능의 도움으로 이해하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면서도 지구를 덜 훼손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엄청난 풍요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지구에 엄청난 빚도 남겼다.

이제 새로운 산업혁명은 그 빚을 조금씩 갚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더 많이 생산하는 문명에서 더 현명하게 생산하는 문명으로.

쓰고 버리는 문명에서 다시 순환하는 문명으로.

자연을 소비하는 산업에서 자연과 함께 지속될 수 있는 산업으로.

증기기관이 인간의 근육을 확장했다면 컴퓨터는 인간의 계산능력을 확장했다.

그리고 AGI가 새로운 산업혁명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여 물질의 탄생에서 소멸까지 다시 설계하는 혁명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기대하는 AGI 시대다.


기계가 인간을 밀어내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과 새로운 지능이 함께 지구를 다시 설계하는 시대.

나는 그 거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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